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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한국의 경제정책가들(2012-10-29)

관리자l2013-07-18l 조회수 1731


전 세계 대학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경제발전론 교재는 미국 뉴욕 대학에 재직 중인 토다로 교수에 의해 집필된 책이다. 토다로 교수가 집필한 경제발전론 관련 논문 중 하나는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경제학 학술지(American Economic Review)가 학술지 100년사 최고의 논문 20편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 책은 출간 이래 줄곧 토다로 교수 단독으로 출간하다가 최근에는 미국 조지 워싱턴 대학의 스미스 교수와 공저로 발간되고 있으며 지난해 11판이 발간됐다.

학문의 특성상 전 세계 국가들의 경제발전에 관한 사례에 기초한 이론의 발전이 주요한 내용이다 보니 11판이 인쇄되는 지난 수십년간 책 내용에도 많은 변화가 이뤄져 왔다. 하지만 국가별 개별 경험의 사례에서 대한민국의 개발 경험에 대한 사례는 항상 소개돼 왔다. 변치 않고 소개되는 주요 내용은 첫째, 인구 규모가 비슷한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가 지난 30여년간 개별 국가가 취해 온 경제정책의 차이로 극명하게 명암이 갈리는 결과를 다양한 개발이론을 도입해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다. 세계 10위권이었던 아르헨티나의 몰락과 최빈국에 위치했던 우리나라의 세계 10위권 성장이 개별 국가가 취해 왔던 경제 및 산업정책의 차이에 기인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두번째 부분은 우리나라가 취해 왔던 다양한 거시정책을 소개하면서 이러한 정책들이 어려웠던 시기별로 어떻게 내부적 문제 해결과 외부적 충격에 효율적이었나를 보여준다. 2000년 판에서는 1997년 아시아 지역의 외환 위기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취해 왔던 민첩한 정책적 대응이 결국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리라 예측했으며 결과적으로 이러한 예상은 적중했다. 2011년 판에서는 2008년 전 세계적인 외환위기를 가장 성공적으로 극복한 정책적 대응에 대해 극찬하고 있다. 이러한 신속한 정책적 처방은 한국이 현재 속해 있는 전 세계의 고소득 국가군에서는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운 아주 예외적 대응이라는 것이다.
 
최근 야권 유력 대선주자의 캠프 및 소위 진보 인사들의 전·현 정권의 경제정책에 대한 편협한 인식은 대선이라는 전쟁을 앞두고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는 절체절명의 시급성을 감안해도 우려스럽기 그지없다. 후생가외(後生可畏)를 기대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은 물론이고 공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실종된 채 온통 과거 부정으로 점철된 이들 인사의 언행은 경망스럽기 그지없다. 가동주졸(街童走卒) 수준의 야당의원이 내뱉는 '명박급사'나 군의 원로이자 6·25전쟁 영웅을 '민족 반역자'라고 떠들어대는 정치적 발언이야 구상유취(口尙乳臭)의 경거망동으로 차라리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성공적이라 평가받고 있는 우리나라 전·현 경제정책에 대한 최근의 몰상식한 인식과 발언들이 학계 사람들로부터 제기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안철수 후보의 멘토 역할을 했다는 이헌재 전 장관에 대한 소위 진보 지식인들의 언행은 이러한 경거망동의 극치다. 관치금융의 원흉, 참여정부 실패의 원인 제공자라는 비난 정도는 약과다. 신자유주의의 도입에 앞장서 현재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경제 위기의 주범이라는 비난에 이르면 할 말을 잃게 한다. 일부 여권 사람들은 이헌재씨의 등장이 이들 지식인의 자리를 뺏을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조폭들처럼 집단 공격에 나섰다고 폄훼하기도 한다. 이들의 해석대로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입지 모색을 위한 처신이라면 차라리 낫겠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이러한 인식을 가지고 있고 만에 하나 이들에 의해 국가정책이 정립되는 상황은 그야말로 상상하고 싶지 않은 경우다.

무책임한 학자들의 상황논리에 대한 이해의 부족 등과 같은 구차한 설명은 불필요하다. 두 번에 걸친 전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도 민첩하고 과감한 정책을 펼쳐 국가적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하는 전 세계적인 시각이 옳은지, 아니면 일부 진보 인사들의 편협한 대중선동적 발언이 타당한지를 판별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 아닐까. 대한민국의 현재가 절대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위기의식 덕분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경거망동하는 일부 진보지식인들의 자학사관(自虐史觀)에 우리의 미래를 담보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http://www.fnnews.com/view?ra=Sent1801m_View&corp=fnnews&arcid=201210290100239250014657&cDateYear=2012&cDateMonth=10&cDateDay=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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