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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4대강 사업에 대한 단상 (2010-08-16)

관리자l2020-09-14l 조회수 355


  미국 여행에서 꼭 봐야할 곳을 고르라면 다수의 여행전문가는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일순위로 추천한다. 지하에서 뿜어 나오는 수많은 간헐천으로 유명한 이 공원은 미국은 물론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기도 하다. 태고적 대자연의 경이를 품고 있는 것은 물론 철마다 희귀한 야생화로 덮이는 대초원과 버펄로를 비롯한 수십종에 달하는 야생동물의 일상을 자연 상태에서 그대로 볼 수 있는 희귀한 공원이기도 하다. 이 공원은 미국 서부의 아이다호, 몬태나, 와이오밍의 3개 주에 걸쳐 있으며 전체 공원 면적이 약 89만9000㏊로 우리나라 경기도 면적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다. 따라서 공원 내부에 건설된 자동차도로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일반인의 관광이 여의치 못한 곳이다.
  관광도로 건설 원칙 중 하나는 동일한 지역을 회귀하지 않도록 설계해 동일한 지역에 대한 반복 관광으로 야기될 수 있는 지루함을 없애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이 원칙을 매우 잘 준수하는 사례다. 옐로스톤의 경우 두 개의 원형 관광도로가 설계돼 있어 같은 지역을 거의 겹치지 않고 관광할 수 있다. 60만년 전 화산 폭발 후 형성됐다는 공원 내 북쪽에 위치한 천혜의 장관인 매머드 핫 스프링을 관광하기 위해서는 북쪽 지역 관광을 위해 설계된 원형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이 도로는 해발 약 3000m에 달하는 산악지역을 관통하고 있어 정상 인근에서 굽어보는 공원의 절경이 환상적이다. 공원 북쪽지역은 천길 협곡 등과 같은 지형적 한계로 인해 원형도로를 개설하기 위해 절벽을 깎거나 절벽에 도로를 인공적으로 건설하는 등의 건조환경이 조성된 지역이다.
  이들 원형도로가 위치한 지역이 워낙 험난한 산악지역이다 보니 다음날 이 지역의 일기를 예보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할 정도로 날씨의 변덕도 심하고 자연 발화로 인한 산불과 산사태 등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도로의 훼손이 잦은 편이다. 이러다보니 일부 지역에서는 도로 보수가 거의 신규 도로 개설 수준으로 매년 이뤄진다. 대규모 도로 보수가 이루어지는 지역을 지나치다보면 주변의 자연과 배치되는 그 흉물스러움으로 인해 환경 파괴가 매우 심각하다는 느낌이 든다. 도로 보수에 대한 이러한 느낌이 이 정도라면 두 개의 원형도로를 건설할 당시의 느낌은 어느 정도였을까. 천혜의 절벽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도로를 포함한 공원 내 수많은 인공건조물의 건설 당시를 지켜볼 수 있었다면 우리나라 환경단체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천혜의 자연환경에 대한 관광을 가능하기 위해 조성된 이들 인공건조물로 인해 이 공원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은 연간 수백만명에 달한다. 이들 인공건조물로 인해 자연환경이 훼손돼 옐로스톤 국립공원이 가지고 있는 자연자원의 현재 가치와 후손들이 누려야 할 미래 가치가 훼손됐다는 평가는 들어본 적 없다. 미국의 50개 주 중 상대적으로 낙후된 아이다호, 와이오밍, 몬태나는 이들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주정부의 재정건전성에 주요하게 기여하고 있음은 불문가지다. 
  한반도 대운하로 출발한 MB정부의 4대강 사업은 수자원보호와 환경보전 그리고 4대강이 위치한 주변지역의 경제적 가치 제고를 위한 건조환경 조성 사업임을 천명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이들 사업에 대한 반대논리가 개발독재 시대에나 있을 법한 전근대적 사고로 덧씌워져 왜곡되고 있음은 어이없는 일이다. 지역주민들이 원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자치단체장들의 정치적 성향으로 4대강 사업의 진척이 제한되고 있음은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환경과 개발에 대한 가치평가가 평행을 달리는 이분법적 논리는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 잘 계획된 인공건조물의 조성이 생태계의 보전을 촉진하는 것은 물론 사람과 자연의 공생을 위한 필요조건임은 옐로스톤의 사례가 잘 보여주고 있다. 4대강 사업의 미래가 미국의 옐로스톤과 같은 경제적, 환경적 가치를 낳을 수 있도록 몰비판은 자취를 감추고 건전한 비판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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