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fn논단] 부끄러운 참여연대 (2010-06-16)

관리자l2020-09-14l 조회수 371


  미국에서 달콤한 새벽잠을 반납하고 우리나라와 그리스의 월드컵 축구경기를 시청한 후 가진 느낌은 경기 결과가 초반에 이미 예측됐다는 점이다.
  좋은 패스를 받았지만 득점하지 못한 우리 선수들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좋은 패스를 만들어준 선수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했고 득점하지 못한 선수에게는 다른 선수들이 박수로 격려하는 모습이 수차례 화면에 잡혔다.
  하지만 골을 허용할 뻔 했던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한 그리스 골키퍼와 수비수간에 오간 설전과 밀치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을 때는 될 집안과 안될 집안의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듯 했다.
  참여연대의 유엔 안보리이사회 주요국에 대한 서한 발송은 안되는 집안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유엔이라는 국가간 외교전쟁의 장에 보내진 참여연대의 서한은 의도와 관련 없이 반대한민국이라는 결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더욱 아쉬운 일이다.
  특히 물리적인 투쟁 지향적이었던 재야운동에서 벗어나 지난 십수년간 경제정의실천연합과 함께 대안제시 위주의 시민운동을 통해 우리나라 시민참여 민주주의를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참여연대의 행위라서 더욱 참담하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한 발송을 주도한 참여연대측 인사들이 주로 1980년대 대학에서 민주화운동을 주도한 80년대 대학운동권 출신들 그 중에서도 주사파 출신이라고 한다. 80년대 대학 운동권중 주로 주사파로 알려진 민족해방계(NL)는 대칭되는 민중민주계(PD)와 함께 군사독재정권 타도를 통한 민주화 쟁취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빨강'과 '늑대'와 같이 철천지 원수로 묘사되던 북한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정립해 언젠가는 결국 우리와 같은 삶의 질곡을 공유해야 할 민족과 동포의 개념을 대중화한 것은 PD계와는 차별되는 NL계의 기여로 믿는다.
  그동안 있어왔던 국내 정치에서의 정부정책 방향에 대한 비판도 이들의 행적이 매우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청년시대 이들이 가졌던 이상주의적 사고를 고려하면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제도권에 속한 비정부단체(NGO)로서 정권에 대한 비판과 대한민국에 대한 비판은 달라야 한다. 국제 정치의 월드컵이라 할 유엔 그것도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결코 쉽지 않을 대한민국의 외교적 노력에 재를 뿌리는 것은 대한민국의 NGO임을 포기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지향하는 이상에 조금이라도 더 부합하는 야당과의 연대를 통해 본인들의 이상에 부합하지 않는 정권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참여연대와 같이 반보 앞에서 건전한 시민의식을 고취하는 것을 지향해온 시민단체가 반대한민국의 일선에 나서는 것은 감내하기 어렵다. 특히 박원순 사무처장 시절 참여연대가 이룩해온 진일보한 시민운동의 성과를 반추할 때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조금 비약해 비유하면 이번 참여연대의 비이성적 행동은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16강에 진출하고 북한이 탈락할 경우국제축구연맹(FIFA)에 대한민국의 축구실력이 16강에 도달할 실력이 아니므로 실력을 검증해 달라고 제소하는 것과 같다. 이 때 대다수 대한민국의 국민이 어떻게 반응할까. FIFA에 이런 행동을 했다면 천안함 사건과 같이 약 30%에 달하는 우리나라 국민이 현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99% 이상이 참여연대의 존재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현 정부 들어 반민주화 및 독재로의 회귀 등과 같은 일부 비판이 있지만 참여정부 이래 정부를 비판하는 것이 우리나라만큼 쉬운 나라도 있을까 싶다. 더 이상 마음 놓고 때려도 되는 정부 비판을 통해 자기 존재를 확인하는 치사하고 몰상식한 행동은 버려야 한다. 
  국내 정치와 정부정책에 대한 건전한 비판은 NGO의 존재이유고 일반 국민이 이해하고 있는 참여연대의 실체라 믿고 싶다.
  하지만 좌든 우든 대한민국의 제도권 정권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참여연대가 존재하는 이유라면 현재 쓰고 있는 NGO의 탈은 벗어던지는 것이 참여연대가 지향해온 양심에 부합한다.
  'Neo-NL'로 이름을 바꾸고 반대한민국 임의단체 정도로 갈아타고 국외에서 활동하기를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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