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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수월성 기초한 교육체제 정립해야

관리자l2020-09-14l 조회수 361


  실적과 효율을 중시하는 MB 정부의 지난 2년간 경제분야 업적은 실로 경탄할 만하다. 연초 국내외 전문가들이 예측하던 마이너스 4∼5% 성장에서 현재는 플러스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실업률은 3%대에서 그리고 소비자물가지수는 2%대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성장에 관한한 보수적 시각을 유지하는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한 외국의 주요 기관 역시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이 5%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상수지는 사상 초유의 400억달러 달성이 유력시되고 있으며 삼성을 비롯한 민간부문의 실적은 추가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연일 주요 뉴스를 채우고 있다. 주요 경기선행지표들의 추이 역시 내년 우리나라 성장이 U자형 정도가 아니라 V자형 경기회복도 가능함을 시사하고 있다. MB 정부 출범 직후 불거진 외환위기로 암울하던 ‘철부지급’의 상황을 생각하면 실로 상전벽해(桑田碧海) 수준의 반전이라 할만하다. 
  외교분야에서의 노력과 성과도 인정할 만하다. 선진국이 조율하던 국제질서를 추종하는데 그쳤던 과거 정부와는 달리 MB 정부는 새로운 세계질서를 선도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유치와 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 등은 마음 한편에 후진 국민의 자조감을 곱씹던 국민적 자긍심을 고취하는 주요 업적이라 할 만하다. 특히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제안한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GGGI)의 우리나라 설립에 대한 제안은 새로운 세계질서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실천적으로 표현한 거일반삼(擧一反三)의 혜안이라 할 만하다. 올 한해 방기곡경(旁岐曲逕)으로 대표되는 일부 지식인들의 MB 정부에 대한 평가가 적어도 경제 및 외교분야에서는 선재귀재(仙才鬼才)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
  MB 정부의 경제 및 외교정책에 대한 전문가들과 일반 국민의 의문은 상당 부분 해소되는 분위기다. 이러한 성과가 효율성과 성과를 강조하는 MB 정부의 시의적절한 정책적 판단과 처방의 효과에도 기인하지만 각 분야에서 세계 흐름을 읽고 정책을 선도할 수 있는 인적자원의 존재와 배치가 주효했음은 불문가지라 하겠다. 따라서 남은 3년의 임기 중 보다 중장기적인 정책, 특히 교육분야에서의 선진적 체제구축에 소홀함이 없었으면 한다.
  MB 정부 들어 다양한 교육정책이 제안되고 있지만 진행과 집행은 다소 미진해 보인다. 교육분야에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월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교육체제의 정립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불거진 외국어고등학교 입시 개편에 대한 논란은 대표적 사례다. 외국어고등학교 문제의 본질은 수월성을 담보할 수 있는 엄청난 교육 수요가 존재하는데 기인한다. 이것은 국내적 시각에서의 시장수요 문제이기도 하지만 세계시장에서도 수월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이라는 정부의 책무이기도 하다. 따라서 외국어고 본연의 수월한 인재 양성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함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의 수월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 정립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학생들의 교과별 장단점을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초등학교 평가의 문제점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약 7년 전부터 교육혁신을 추진해온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우리나라와는 달리 모든 학년에서 개별 학과목에 대해 등급제 평가가 이루어지면서 개별 학생의 장단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미국내 주요 대학들의 입시에서는 학생에 대한 학력평가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학년별 그리고 전체 기간 중 등위를 요구하지만 우리나라는 학년별 등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창의력을 강조한다면서 우리나라 교육체제가 강점을 가지고 있었던 주입식 교육에 대한 장점을 몰아내는 오류도 없어야 하겠다.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인재 중 하나인 빌 게이츠는 주입식 교육 때문에 세계적 경쟁력이 가능한 창의적 인재를 배출하지 못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창의성은 기존의 지식에 대한 이해 위에 존재한다”면서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체제에 대한 수월성과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다른 분야에서는 세계시장의 흐름을 읽고 선도하면서 백년대계의 혜안을 필요로 하는 교육분야에서 단기적, 국내적 시각으로 갈라파고스적 교육체제를 만드는 우(愚)는 범하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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