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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수화기제(水火旣濟) 2013년(2012-12-31)

관리자l2013-07-18l 조회수 1997


새 정부가 출범하는 올해는 계사(癸巳)년 뱀띠 해다. 뱀에 관한 인식은 악의 원조라는 서양적 이미지와 풍요와 다산 그리고 번영으로 상징되는 동양적 해석을 동시에 담고 있다. 계사년의 동양적 의미는 동양의 최고 고전으로 일컬어지는 사서삼경(四書三經) 중 주로 주역(周易)으로이해되는 역경(易經)에 기술돼 있다. 최근 유교를 공부하는 젊은 학자들은 부정하고 있지만 위편삼절(韋編三絶)이라는 말이 함의하듯이 공자가 책을 묶은 가죽끈이 세 번 떨어질 만큼 열독했다는 것이 주역이다. 

해동법사의 설명에 따르면 역은 하나라 때의 연산역과 은나라 때의 귀장역, 그리고 주나라 때의 문왕이 지은 주역의 삼역이 있었으나 지금은 주역만이 전해진다고 한다. 주역은 우주론과 인생론 그리고 점서로 해석되며 다른 모든 학문의 기본적 원리를 제공한다 하여 사서삼경의 최고봉인 수경(首經)으로 자리하고 있다. 주역의 기원은 목축하는 기술을 가진 고대 중국의 전설적 황제인 복희씨(伏羲氏)가 괘(卦)를 만들었다고 하고 여기에 기초해 주나라 때의 문황이 괘사(卦辭)를 짓고 주공이 효사(爻辭)를 지어 경이 이루어졌으며 그 후 공자께서 십익(十翼)을 지으심으로 오늘날의 주역이 완성됐다고 한다.
 
주역에 한글로 토를 달고 우리말로 직역한 책이 선조시대인 1606년에 간행된 주역언해(周易諺解)로 초간본은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에서 소장하고 있다.

주역은 인간이 숙명적이기를 거부하며 인간의 운명이란 것은 인간 자신이 개척할 수 있다고 본다는 측면에서 지극히 인본주의적이고 합리성을 담보한다 하겠다. 주역의 괘는 8괘와 64괘가 있는데 주나라에서 개발한 8괘는 천지만물의 온갖 형상과 형태를 상징한 것으로 역의 시초지만 단순한 괘상(卦象)에 따라 길흉화복을 점치는 비합리성이 내재한다. 하지만 8괘를 발전시킨 64괘는 8괘가 가지는 정적인 현상 묘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변화하고 다자가 소통하는 이치를 담은 더욱 진보적인 역이라 하겠다. 

주역에서 바라보는 2013년은 주역의 64괘 중 63괘에 해당하는 수화기제(水火旣濟)의 상으로 설명된다. 수화기제는 고난과 노력 끝에 모든 사람이 상응하는 지위를 얻고 안정되고 협력해서 평화를 지키고 있는 상태다. 국가적인 측면에서 해석하면 국가의 지도자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자신의 능력과 소질에 적당한 지위와 직업을 얻고 서로의 마음이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서로 호응 상태에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따라서 사회 구성원 전체가 하나로 협력하게 돼 나라는 평화와 번영과 기쁨으로 가득 차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2013년 최초의 여성대통령을 맞게 되는 대한민국에 대한 전망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주역의 해석이다. 박 당선자가 언급했듯이 상실감에 젖어 있을 48%의 의미를 가슴에 새기고 국정에 임하는 한, 당선자가 공약에서 언급한 다양한 정치 및 경제 그리고 사회개혁의 열망을 담은 밑그림은 그 실효성을 확보하리라 믿는다. 이러한 개혁의 성공적 완수를 통해 수화기제의 괘(卦)가 처음은 길(吉)하고 뒤에는 어지럽다는 2013년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기를 기원한다.


http://www.fnnews.com/view?ra=Sent1801m_View&corp=fnnews&arcid=201212310100271840015275&cDateYear=2012&cDateMonth=12&cDateDay=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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