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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선진국 진입의 필수조건 (2010-05-19)

관리자l2020-09-14l 조회수 434


  미국사회를 경험한 사람들이 갖는 의문점 중 하나는 어떻게 미국의 노동생산성이 우리나라보다 2배 이상 높은가 하는 점이다.
  미국의 정부 및 대학행정을 경험한 필자는 업무처리가 우리보다 항상 늦고 (심지어는 게으르다는 인식조차 주는) 그럼에도 근무시간은 우리나라보다 확연히 적은 이들의 생산성이 우리보다 현저히 높다는 결과에 항상 의구심을 가진 바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약 42%가 향후 10년 이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해 선진국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긍정적 기대감은 최근 좋아지고 있는 다양한 경제지표에 주로 기인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국민의 향후 경기에 대한 낙관적 시각 제고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선진국 진입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우리 국민의 약 60% 이상은 생산성 향상과 법 질서 확립과 같은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여기고 있어 국내외 전문가들의 시각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노동생산성의 차이에 대한 설명 중 유형자산의 차이와 분포에 기초한 설명은 보편적이다.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주로 서비스업의 낙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국가 중 하위권 수준을 맴돌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인 전자·조선·전기 등의 제조업 분야에서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는 최상위권인 반면 서비스업은 세계 최고인 미국의 약 45% 수준으로 매우 낮다.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낮은 것은 부가가치 기여율이 높은 금융, 법률 등의 부문에서 노동 생산성이 취약한 것과 주로 유통 및 식·음료 등 자영업 중심의 영세한 저부가가치 분야의 비중이 큰 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무형자산의 차이로 인한 노동생산성의 국가별 차이는 우리에게 흥미로운 시사점을 제공해준다.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은 지난 2006년 발표한 '국가별 부의 원천'이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에 이민 온 개발도상국 출신의 이민자들이 모국에 있을 때보다 약 4∼5배 높은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모국에 있을 때와 이민 이후 개인적 인적자원이 별다른 차이가 없음에도 이러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엄청난 '무형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 한 국가의 무형자산은 지적재산권, 효과적인 사법제도, 실행력 있는 정부, 올바른 인적자본의 가치 인식과 형성, 그리고 기업가적 창의성 등이다.
  보고서에서는 특히 계급투쟁을 배제한 기업가적 창의성과 위험을 무릅쓰고 성공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사회적제도 정비 등이 이민자들의 획기적인 생산성 제고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IBRD의 다른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이상인 국가는 총 11개국으로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국가들은 모두 유럽 국가들이었다. 일본이 6년 걸린 것을 비롯해 대부분의 선진국이 국민소득 1만달러에서 2만달러를 약 5∼10년에 걸쳐 달성했고 2만달러에서 4만달러까지는 평균 13년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 국민소득 1만달러를 돌파했던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소득이 7300달러까지 추락한 바 있다. 2000년에 1만달러로 다시 복귀한 우리나라는 2007년 최초로 2만달러를 돌파했지만 금융위기의 여파로 1년 만에 다시 1만달러대로 떨어졌다.
  현재의 선진국이 1만달러에서 2만달러 달성에 10년을 넘긴 사례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와 같은 사회시스템으로는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은 요원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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