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와 일본의 경우에서 얻을 수 있는 농촌교육정책의 교훈은 첫째, 교육의 공공성 유지, 둘째, 역동적 사회변화에 대한 성찰력 유지다. 벽지학교 유지와 원격교육으로 대변되는 호주의 경우, 공공성에 기초한 다양한 질적 교육기회의 제공으로 벽지학교에서 수학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전국평균보다 수월한 결과를 낳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촌학교 폐교와 매각, 그리고 순회교사나 상치교사제도 등과 같은 효율성에 기초한 시장 지향적 정책들이 교사들의 소속감 및 전문성 결여와 농촌학생들의 낮은 학업성취도로 귀결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재고되어야 한다.
국토환경과 경제발전 추이가 우리와 유사한 일본의 경우는 농촌교육정책수립에 있어서 농촌사회의 미래가치에 대한 인식의 중요성을 각인시켜준다. 우리나라 농촌교육정책은 사회변화가 수반된 이후의 정적상황에 따른 처방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일본의 사례는 변화가 예측되는 동적부분에 대한 고려가 매우 중요함을 일깨워 준다. 농촌사회가 보유하고 있는 자원이 과거 시장체제하에서는 무임승차가 가능한 공공재였으나 미래에는 개별 소비자들의 지불의사가 현실화 될 때만 소비가 가능한 가치재로 변화할 것이라는 인식이 바로 그것이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가까운 미래 우리나라 농촌의 상당부분도 주거선호지역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많다. 국토 및 주거가용면적 대비 인구수는 일본의 경우보다 우리나라가 훨씬 적다. 우리의 경제 및 사회변화 정도에 비추어 향후 약 10년 정도면 일본 오사카지역 농촌학교의 경우처럼 교사들이 근무를 선호할 정도의 농촌학교가 존재할 개연성이 높다. 즉 과거와 현재의 상황으로 폐교 및 매각 등과 같은 정책을 실행하는 것은 가까운 미래 폐기됐던 학교의 재건 등과 같은 비효율성을 초래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호주와 일본의 경우를 반추하면, 농어촌학교 폐교 및 매각정책이 “십수년전에 이미 검토한 내용”이라는 자신감, 농촌학생의 낮은 학업성취도가 “우수 학생의 탈농촌에 주로 기인”하고 있다는 인식, 상치교사제와 순회교사제 같은 비교육적 정책을 “주어진 여건 하에서의 최선”이라고 주장하는 정책담당자들의 안일함은 염려스럽다. 과거 상황 속에서 수립했던 후진적 정책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적 시각에 기초한 정책을 수립하지 않는 한 우리나라 농어촌교육의 정상화는 지난한 과제다. 농어촌교육의 공공성에 대한 올곧은 인식과 농촌사회변화를 예측하는 방법에 대해 정책담당자들이 다시 공부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