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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상식의 정치(2012-09-24)

관리자l2013-07-18l 조회수 1650


상식은 한 사회의 구성원이 공유해 당연시하는 가치관과 지식 그리고 판단력을 의미한다. 상식은 죽음과 같이 시대와 지리를 초월하는 상수일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시대적, 지리적 상황에 대한 종속변수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민주주의가 고도화된 나라일수록 상식에 대한 이해가 보편적인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인종과 종교가 다원성을 띤 국가일수록 상식의 보편성 차이에 따른 갈등이 상시 존재한다. 다양한 종교적 다원성을 가졌음에도 우리나라에서 상식의 차이가 극명하게 노정되는 것은 종교적 신념의 차이보다는 지역에 기반한 정치세력의 차이에 따른 갈등이라 하겠다. 

주로 영호남에 국한된 말이긴 하겠지만 정치적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정치적 이념에 대한 상식은 일반 국민의 정서와 가장 유리돼 전개돼 온 것이 사실이다. 신이 아닌 이상 전임 대통령들의 정치적 행위에 따른 공과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필연적으로 존재함에도 지역별 금기는 철저하다. 전라남도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존칭 없이 불렀을 때 상대방의 노기는 금방 인지된다.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경상북도에 가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조심하는 편이다. 산업화와 민주화시대 야기된 출신 지역에 따른 전임 대통령에 대한 무조건적 신임과 그에 따른 상대 정치세력에 대한 일방적 폄훼는 그나마 이해할 만하다. 더욱 큰 문제는 일반 국민의 상식과 철저히 유리된 비상식적인 정치가 아직도 여의도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존의 정치체제를 바꿔야 이미 도래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안착시킬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세 명의 대선 후보가 12월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낡은 체제와 미래가치가 충돌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이들이 일반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상식의 정치를 구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은 풀리지 않는다. 지역에 기반한 후진적 정파성을 뛰어넘는 갈등 요인을 해결해야 할 시대적 소명이 기다리고 있는 시점에서 기존 정치구조의 한계는 너무나 명확해 보인다. 여당의 선대본부에서 주요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인사들의 최근 추문은 여전히 저질스러운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 여당의 내재적 한계로 보인다. 현 야당을 대표하는 인사들의 수준에 대해 다수 국민이 의구심을 가짐에도 변화하려는 노력이 있는지 의문이다. 기존 정치체제의 대안 세력임을 자임하며 등장한 안철수 후보 진영의 비전 역시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우리 국민이 미래 가치로서 이들 대선후보에게 기대하는 상식의 정치는 무엇일까. 정치적인 측면에서 덧셈정치 그리고 실용적인 측면에서 민생정치의 구현이라 하겠다. 덧셈정치는 정당의 이념에 기반한 정책 대결 및 이를 통한 공통분모의 도출 및 수월한 정책의 판별이라 하겠다. 덧셈정치의 구현은 의회민주주의의 원칙에 입각한 의사결정이 주를 이뤄야겠지만 이러한 과정이 다수결보다는 타협으로 마련되는 것이다. 집권에 따른 공직의 전리품적 배분 없이 여야를 불문하고 적재에 필요한 인물의 발탁 역시 우리 국민이 기대하는 덧셈의 정치다.

민생정치의 구현은 신자유주의의 구조적 맹점 타파와 현재 가지고 있는 제도적 문제에 대한 대안 마련이다. 계층간 격차 확대와 이로 인한 소외는 우리 사회가 시급히 메스를 대야 할 시급한 사안이다. 특히 이러한 소외가 교육, 보건 등과 같은 기본적 시민권의 차별로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우리나라 미래정치가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다. 제도적 보완은 특히 법 제도의 상식적 구현에 초점을 맞춰야 하겠다. 수천억원을 도용, 횡령, 방임하고도 실형을 받지 않는 재벌 총수의 사례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우리 국민이 바라는 상식의 정치다. 아동 대상 성범죄나 학교폭력 등에서의 피해자와 그 가족이 평생 겪어야 할 아픔보다는 가해자의 인권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사이비 진보세력이 제도권에 없도록 하는 것도 지난한 작업이다. 

다행인 것은 대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세 사람의 인생 역정과 성품이 시대가 요구하는 우리사회의 미래가치와 상식의 정치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점이다. 정책 대결을 통해 선거과정에서도 상식의 정치 역정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http://www.fnnews.com/view?ra=Sent1801m_View&corp=fnnews&arcid=201209240100198510012060&cDateYear=2012&cDateMonth=09&cDateDay=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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