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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MB정부의 경제력과 정치력(2012-04-04)
세계 역사상 강대국의 약소국에 대한 호혜적 사례가 무수히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역사 속에서 명멸한 다수 국가의 사례를 살펴보면 국가 존재의 필수 요건은 힘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국제사회에서 어떤 힘이 한 국가의 영속성을 보장할 수 있을까. 개별 국가의 역사적, 종교적, 시기적, 문화적, 지리적, 환경적 특성 등에 따라 다양한 요인을 들 수 있겠다. 필자는 국방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경제력과 한 시기를 책임지는 집권 세력의 정치력이 개별 국가에 대한 힘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믿는다. 필자와 같은 장삼이사(張三李四)가 두 분야에서 평가하는 MB 정부의 성적표는 어느 정도일까.선거의 계절 이런 저런 연유로 입 닫고 있겠지만 경제력 배양에 관한한 MB정부는 할 말이 많다. 외환위기 이후 올 1월을 제외하고 지속적인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것은 적절한 거시정책의 집행에 따른 성과로 믿는다. 견고한 무역수지로 인해 경상수지 역시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제규모를 가진 전 세계 국가들 중 외환위기 이후 우리와 비슷한 실적을 내고 있는 국가는 한 손에 꼽기도 힘들다.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은 2만2500달러로 전 세계 인구 1000만 이상 국가 중 13위 수준을 보였다. 일부에서 제기하듯이 2007년 수준 회복이라는 냉소적 시각은 적절치 못하다. (환율 변수의 내생적 요인을 통제한 가운데) 단순 비교로 2007년 기준 환율인 929원을 2011년 1인당 국민총소득에 대입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은 2만6800달러에 달한다. 전 세계적인 충격을 안겨줬던 외환위기라는 돌발 외생변수는 차치하고라도 현 정부의 임기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약 18%에 달하는 실질 국민소득의 성장을 이룩한 셈이다. 개별 국가의 물가지수와 구매력을 감안한 1인당 구매력지수(PPP)는 실질적 선진국 수준이라는 3만달러를 한참 넘어섰을 것으로 판단된다. 중기적 측면에서의 경제성적표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이다. 세계 3대 신용 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는 지난 3일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1 긍정적'으로 평가해 향후 1년 이내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수준인 'Aa3' 수준으로 상승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 수준에 속하는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가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감점요인이 큰 점을 감안하면 중기 경제 전망은 사실상 이들 국가들을 뛰어 넘는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 수준이 MB정부가 집권한 이후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하지만 MB정부의 정치력은 외화내빈이다. 국제무대에서의 정치력은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방한하는 세계 주요 인사들마다 우리나라의 경이로운 경제적 업적을 칭송하고 국제무대에서의 정치적 역할을 기대한다. 의장국으로서 주요 20개국(G20) 개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개발원조위원회(DCA) 가입 및 핵안보정상회의 의장국 등과 같은 외교적 성과는 우리나라의 국격 상승을 가름할 수 있는 주요 성과라 믿는다. 하지만 국내 정치에서 노정되고 있는 미숙함은 현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들조차 미간을 찌푸리게 만든다. 특히 제주 4.3 사건에 대한 현 정부의 대처는 과연 현 정권이 국민의 아픔을 보듬고 국내 정치의 안정을 도모할 자세가 있는지에 대한 회의를 야기한다. 정치적 목적과 이념에 따라 편향된 일부 정치 집단을 제외하면 제주도민들의 4.3 사건은 이념도 아니고 정치적 지향점도 없다. 단지 안타까운 시대적 상황에 따라 64년 전 당시 국가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가족과 이웃에 대한 서러움과 안타까움에 다름아니다. 이러한 인식은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시대 변화에 따라 실상을 이해하고 있는 우리나라 다수 국민이 가지는 상념이다. 현 정부 들어 대통령과 집권당 대표가 끝내 임기 내 4.3 위령제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국민의 아픔을 보듬지 못하는 정권이라는 인식만 가중시킬 뿐이다.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세계 평화를 외치기 전에 제주도민들의 앙금을 풀어 국내적 평화부터 챙기라는 냉소가 나오는 이유다.
http://www.fnnews.com/view?ra=Sent1801m_View&corp=fnnews&arcid=201204050100039990002323&cDateYear=2012&cDateMonth=04&cDateDay=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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