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fn논단] 부처간 소통 강화해야(2012-02-08)

관리자l2013-07-18l 조회수 1105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겪은 지 몇 년 지났다고 다들 시큰둥하지만 MB정부의 가장 큰 업적은 역시 성공적인 거시경제정책이라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 2007년 미국발 외환위기는 전 세계적인 금융시장 충격에 따른 엄청난 경제위기가 예상됐지만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위기를 극복한 나라로 꼽힌다. 만약 MB정부가 아닌 다른 정권이라도 전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다. 전자라면 우리나라 국민의 성실함과 기업의 잠재력을 일컬을 것이고, 필자가 믿는 후자의 경우라면 여야를 막론하고 최근 확대일로를 걷고 있는 포퓰리즘에 대한 경계라 하겠다.

 경제적 업적이 MB정부의 가시적 성과라 한다면 다양한 지역정책을 집행하는 정부 부처간 소통의 활성화는 지역정책의 비가시적 성과로 믿는다. 백과사전식 첨단 지역정책을 우리 국토의 모든 영역에 도입한 참여정부에 비해 현 정부의 지역정책은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편이다. 실제 새로운 명시적 정책을 도입할 여력도 없이 지난 정권에서 펼쳐놓은 기업도시, 혁신도시, 신행정수도 등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수습하고 정리하는 데에도 바쁜 것이 변이라 할 수 있겠다. 조용히 진행되고 있는, 하지만 지역정책 분야에서의 묵시적 성과는 광역경제권 정책의 시행에 따라 중앙 및 지방정부의 부처간 소통의 장이 마련되고 있다는 데 있다.

 중앙정부의 부처간 유사 정책의 사전적 공유 상실에 따라 소통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상실한다는 것이 주로 학계에서 수십년간 우리나라 중앙부처를 비난하는 단골 메뉴였다. 심지어는 같은 부처에서도 정책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가 공유가 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비효율성의 해결을 위해 지나간 정권에서 정책 소통을 위한 다양한 장을 선보였지만 부처간 폐쇄성은 쉽게 해결되지 못했다.

 정부의 지역개발 관련 정책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의 정책적 소통 부재를 한탄한다. 인력양성을 주로 하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와 산업 및 기업 육성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는 지식경제부의 소통은 삼척동자도 이해할 만한 합목적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두 부처간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지는 영역 다툼에 따른 파열음은 사실 우리나라 지역정책 실패의 주요 단초로 여겨져 왔다. 작은 변화가 감지된 것은 현 정부가 중점 시행하고 있는 광역경제권 정책 시행에 따라 현 정부의 한 위원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지역발전위원회에서 지난달 열린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 공무원들이 참석한 통합위원회는 진일보한 우리나라 지역정책의 단면을 엿보게 한다. 통합회의에 참석한 양 부처 담당자들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신규지역인력 양성 사업인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LINC)과 지식경제부의 선도-전략사업이 공유하고 있는 정책의 정합성에 대해 논의해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지식경제부 출신의 한 고위 간부는 지난 수십년간 공직 생활에서 경험하지 못한 진일보한 면모라고 평가했다.

 부처간 소통의 부재는 특히 상대적으로 경제활동이 활발하지 못한 지방과 지방 중소기업에 더 큰 고통을 안겨준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서울대학교가 지역협력사업의 하나로 강원도 지역에서 추진중인 첨단연구단지 사업의 경우 부처간 소통의 부재가 어떻게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가를 보여주는 주요 사례다. 기획재정부와 교육과학기술부의 소통 단절로 야기된 난맥상은 양 부처간 책임회피에 따른 예산집행 지연으로 인해 안 그래도 어려운 지방 건설사의 생존마저도 위태롭게 하고 있다.

 부처간 소통의 결여로 나타나는 문제는 특히 그 정책적 성격이 지역개발사업의 경우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크고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지난달 지역발전위원회에서 있었던 지식경제부와 교육과학기술부의 사례에서 보듯이 정책집행에 앞서 부처간 사전적 소통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국리민복을 위해 중앙부처가 앞장서야 할 일임을 명심해야겠다.


http://www.fnnews.com/view?ra=Sent1801m_View&corp=fnnews&arcid=201202090100071070003197&cDateYear=2012&cDateMonth=02&cDateDay=08
TOP
닫기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